'마르틴 루터'를 읽고(예경출판사)

'마르틴 루터'를 읽고(예경출판사)

종교개혁의 선구자로 아직까지도 우리에게 기억되고 있는 마틴 루터. 95개 조항을 통해 그 시대에 교황권의 세속적이고 비복음적인 모습을 비판하며 믿음에 의한 구원을 강조하였다. 생각해 보니 실로 엄청난 일이 아닐 수 없다. 루터도 신부로써 가톨릭의 예식이나 율례를 익히 알고 있었을 터인데, 그러한 관습을 스스로 벗어나서 현재 개신교의 기초를 다지고 프로테스탄트의 초석을 마련한 점은 정말 성경에 대한 확고한 믿음과 하나님의 은혜가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라 여겨진다.

 

 

물론 읽으면서 루터의 성격 또한 한 역할을 했다고 느꼈다. 이 책 다음에 읽은 요한 칼빈을 통해 더 자세히 알 수 있었는데, 루터는 외향적이고 앞에 나서서 논쟁하기를 좋아하는 전형적인 게르만인의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그는 친구보다 적을 만드는 게 더 쉬웠다. 하나님께선 그를 통해 종교개혁의 출발점을 마련하시고 그 이후의 틀을 가꾸는 데에는 칼빈을 사용하셨다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루터는 나서서 리드하고 거친 표현을 거침없이 쓰는 데 익숙하였지만 체제를 다지는 부분에서 조직력이 부족했다. 그래서 그는 독일과 그 근방의 지역에 밖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그래도 루터는 자기의 사명을 다한 셈이다. 이후의 몫은 루터 다음 세대를 통해 이뤄질 것이었다.

 

마찬가지로 세례는 믿음에 이르는 약속이다. 세례 자체는 구원이 아니지만, 세례가 전달하는 약속을 믿는 것이다. "이 세상에서 세례보다 큰 위로는 없다"고 루터는 선언한다.

 

"은혜 없는 인간은 약할 뿐이다."

 

 

공격당할 때는 영웅적 태도가 필요하지만, 새롭고, 영속적이며 포괄적인 것을 세워갈 때는 필요하지 않다. 그 결과 루터가 종교개혁 후기에 미친 영향은 생각보다 미약했다. 중세 이후 새로운 세상에 걸맞는 그리스도교 사회를 세우는 임무는 제네바의 칼뱅과 취리히의 츠빙글리와 불링거에게 넘어갔다.

 

즉 "하나님께서는 사람을 죄인으로 만든다. 그리고 나서 그를 의롭게 하신다." 하느님은 우리 자신의 선행에 근거한 자존감의 허약한 기반을 부수시고, 그 위에 훨씬 견고한 기초를 세우려 하신다. 루터는 긍정적 사고나 자기 과시에 의해 자존감을 세우려고 시도하는 심리적 기법을 매우 경계했을 것이다. 현실적 절망, 자기 회의, 악에 부딧히게 되면 그러한 기교들은 재빨리 무너진다.

 

 

"경험은 하느님의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그는 지적했다. 우리가 책을 읽거나 강의나 설교를 듣기만 해서는 하느님을 이해할 수 없다. 비천해지고, 고통에 직면하고, 시험당하는 경험이 없다면, 마치 '당나귀가 수금을 듣는 것'처럼 우리가 듣는 것들을 전혀 이해할 수 없다.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