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클린 자서전'을 읽고

'프랭클린 자서전'을 읽고

 

벤저민 프랭클린. 어느 정도 세계사를 공부했다면 한번쯤 들어봤을 이름이다. 난 이렇게 유명한 인물의 '자서전'이란 것을 읽으면서 위대한 인물이 처음부터 비범했던 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여느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친 형 밑에서 인쇄술을 배우고, 다독과 자기계발의 시간을 통해 성공의 밑거름을 다져나갔다. 그가 배운 기술도 그의 성공에 한 몫 했겠지만 그의 사람된 됨됨이가 더욱 자신의 입지를 굳게 해 주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나와 별반 다르지 않음을 읽고나서도 느꼈다. 나도 언어 배우길 좋아하고 나름 자기계발에 신경쓰고 있는 사람 중 한 명이다. 책 읽기도 요즘 들어 꾸준히 하고 글도 끄적끄적 적어보고 있다. 단지 나는 그에 비해 다른 세상적 유혹이 많은 시대에 살고 있는 것 같다. 드라마, 영화, 예능 프로그램 등 잠시 지친 심신을 풀어줄 요소들을 얼마든지 누릴 수 있으며 그러한 것들에 투자할 시간에 프랭클린은 독서를 했을 뿐이다. 독서를 유일한 쾌락이자 취미로 삼았던 저자가 놀랍기도 하지만 그가 살아온 시대적 환경도 그에 한 역할을 했다고 보여진다.

 

여기 나온 내용 중 실천해보고 싶은 점은 그의 글쓰기 향상 비법이다. 유명한 글이나 책의 내용 중 일부분을 읽고 파악한 다음 원문을 보지 않고 그대로 직접 써 보는 것이다. 그렇게 쓰고 틀린 부분을 체크하며 저자는 자신의 문장력을 키웠다. 구체적인 내용은 자서전을 좀 더 참고해야 하겠지만 이와 같은 방법을 잘 모방한다면 글쓰기에 분명 진전이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 또한 그는 어릴 적 시절 토론에서 상대방을 꼼짝 못하게 하기 위한 방법으로 소크라테스식 논법을 사용했다.

 

이 방법은 상대방의 체면을 구기고 사람들의 인심을 얻지 못하는 단점이 있으나 그 효과는 분명하기에 나도 필요하면 쓸 수 있도록 그러한 논법을 체득하고 싶다.

 

그가 이후 도덕적인 사람으로 자신을 가꾸기 위해 13가지 항목을 정해 놓고 매 주마다 점검할 체크리스트를 작성한 부분은 과히 자기성찰의 측면에서 존경할 만하다. 나는 감히 엄두도 못낼 일이기에 그가 자신에게 가했던 그러한 자기관리의 태도를 높게 보고 있다. 혹시라도 내 마음에 변화가 일어 이와 비슷하게 도전하고자 한다면 이 책에 나온 표본을 잘 참고해야 할 것 같다.

 

책 중에서 남길만한 점들을 아래에 기록하고자 한다.

 

내가 이 일의 유용성을 주장하자 아버지는 정당하지 않으면 유용할 수도 없다고 따끔하게 일러주셨다.

 

아버지는 나의 이러한 책벌레 기질을 알아보고 다른 아들 하나(제임스)가 이미 인쇄업을 하고 있는데도 나에게 인쇄 일을 시키기로 결정하셨다.

(나의 생각 : 책벌레에게 인쇄업을 맡기는 것도 한 방법이겠군)

 

먹고 마시는 것을 절제하면  으레 그렇듯이 머리가 훨씬 맑아지고 이해도 빨라져서 내 공부는 나날이 발전해 갔다.

 

나 자신을 겸손하게 표현하는 습관만은 그대로 지니기로 했다. 이를테면 논박의 여지가 있는 어떤 의견을 낼 때 '확실히', '의심의 여지 없이' 같은 독단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말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그 대신 이런 식으로 말했다. '제 생각에는 이러이러한 것 같은데요'. ' 저는 여차여차한 이유로 이렇게 생각 하는데요', '그럴 거라고 짐작이 갑니다만', '내가 틀리지 않았다면 그럴 겁니다'. 이러한 습관은 내게 아주 이득이 되었다고 믿고 있는데, 특히 내 의견을 관철시키거나 내가 추진하고 있는 일에 사람들을 납득시킬 때 큰 효과가 있었다.

 

독서는 나 자신에게 허락한 유일한 오락이었다.

 

"네가 자기 사업에 근실한 사람을 보았느냐 이러한 사람은 왕 앞에 설 것이요 천한자 앞에 서지 아니하리라"(잠언 22:29)

 

피타고라스의 금언집의 충고(하루의 행동을 세 가지 측면에서 생각해 보기 전에는 잠들지 말 것이다. 규칙에 어긋난 일이 있었는가? 오늘 한 일은 무엇인가? 할 일을 빠뜨린 것은 없는가? : 역주)에 따라서 매일매일의 점검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상 '질서'에 관한 한 나는 구제 불능이었다. 나이가 들어 기억력이 나빠진 지금은 '질서'가 필요함을 절실하게 느낀다. 그러나 내가 그렇게 욕심 내어 도달하려 했던 완전한 경지에는 한참 미치지 못했지만 이런 시도를 통해서 훨씬 나은 사람, 행복한 사람이 되었다. 인쇄된 글씨 본을 놓고 그대로 따라 하다 보면 글씨 본과 똑같이 쓸 수는 없어도 노력을 통해 누구나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깨끗하게 쓸 수는 있게 된다.

(나의 생각 : 어떠한 부분에 도전할 때 그것을 완벽하게 해내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해서 도전을 미루지 말자. 도전 함으로써 그나마 나 자신이 전보다 훨씬 나아질 수 있는 것에 감사하자)

 

그러니 당연히 이 신참내기 의원의 방해가 달가울 리가 없었다. 이 사람은 재산도 있고 학식도 있고 재능도 있어서 오래지 않아 주 의회에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할 사람이었고 후에 실제로 그렇게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에게 아첨하여 잘 보이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얼마 후에 나는 다른 방법으로 그에게 접근해 보았다. 그의 서재에 아주 진귀한 희귀서가 한 권 있다는 소문이 있었다. 나는 그에게 편지를 보내 그 책을 한번 읽어 보고 싶으니 며칠만 빌려 달라고 청했다. 그는 즉시 책을 빌려 주었고 나는 일주일 뒤에 그 책을 돌려 주면서 아주 감사하다는 메모를 함께 보냈다. 다음 번에 의회에서 만났을 때 그는 아주 정중하게 말을 걸어 왔다(전에는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다). 그 뒤로는 모든 일에서 나를 기꺼이 지지해 주었고 우리들의 우정은 그가 죽을 때까지 계속되었다. 이 일은 옛말 중에 틀린 말이 없다는 것을 또 한 번 보여 준다. "당신이 친절하게 대해 준 사람보다 당신에게 한 번이라도 친절을 베푼 사람이 당신에게 또다른 친절을 베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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