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사생활'을 읽고

'아이의 사생활'을 읽고

 

이 책은 과히 나에게 혁명 비슷한 것을 가져다주었다. 나에 대해 새로 조명할 기회가 되었고, 내 진로를 결정하는 데 한 몫 했다. 이 책이 그렇게 설득력 있게 나에게 다가온 이유는 우선 책을 읽기 전에 다큐멘터리를 먼저 보았기 때문이다. 친구의 추천으로 호기심으로 다운받아 본 아이의 사생활 1부는 내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어? 이거 중요하겠는데?' 보면서 든 생각이었다. 보고 난 후 피드백을 친구에게 바로 보냈고 그 친구는 놀라움 반, 기쁨 반으로 내게 2부 다운 링크를 보내왔다. 그렇게 2부까지 열심히, 중요한 부분은 메모까지 해 가며 보았고, 책으로 읽어볼까라는 생각까지 다다랐다. 그래서 접하게 된 책이다.

책 순서와 다큐 5부작의 순서가 조금 달랐지만 상관없었다. 사실 아이의 사생활이라는 제목으로, 자녀 양육에 맞춰서 부모를 대상으로 쓴 것이지만, 그 내용은 내 눈을 사로잡았고 나는 읽으면서 그대로 몰입되었다.

난 우뇌가 발달한 남자였다. 내 손가락은 약지가 검지보다 상당히 길었고, 이는 남성성이 발달됨을 의미한다. 그리고 증권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우뇌의 특징 중 하나인 직관이 뛰어나야 한다고 한다. 이는 곧 내 진로의 방향이 어느 정도 정해졌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내가 왜 지금과 같은 성격을 가지게 되었는지 이 책을 통해서 이해할 수 있었다. 어렸을 때, 나는 부모님의 권위적인 성향에 순종하는 착한 아이였다. 뒷부분에 언급하겠지만, 부모가 권위적으로 아이를 대하면 그 아이는 순종적이고 비교적 사회생활을 잘 해나가지만, 확신이 없고 사람들을 지나치게 의식한다고 한다. 지금 내 상태이다.

이 책은 1년간의 실험을 통해 남녀간의 차이, 그에 따른 양육법 등을 과학적으로 증명 및 조언해 준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방법만 제대로 실천한다면 훌륭한 아이를 키우는 데에는 크게 문제가 없을 것이다. 결국, 복음이 필요하긴 하겠지만 말이다. 방법론적으로 일리가 있기에, 어떤 감상적인 부분보다도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에 이 게시글을 사용할 것이다. 아마 내가 쓰게 될 독서노트 중 가장 많은 내용을 가진 게시물 중 하나가 될 것 같다. 그만큼 남길 만한 정보가 많다는 뜻도 된다.

 

 

청소년기가 되면 전두엽은 거의 새로 태어난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질적인 변화를 한다. 하지만 그 토대가 되는 것은 초등학교 시기의 경험이다. 왜냐하면 학령기 동안 별로 쓸모가 없다고 생각되는 신경회로나 신경세포는 전두엽이 왕성하게 발달되는 시기, 즉 청소년기에 솎아져 나가기 때문이다. ¶ 따라서 전문가들은 초등학교 시기는 수학이나 영어, 국어 등 학습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풍부한 경험과 사회적 규약을 가르쳐주는 시기로 삼아야 성숙한 어른이 되는 기초가 쌓인다고 충고한다.

 

남자아이는 아침을 먹어야 두뇌회전이 빠르다. (중략) 특히 남자아이는 아침을 먹지 않았을 때 시공간 기억력이 저하된다는 보고가 있다. (중략) 남녀의 차이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두 성별 모두 친구나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할 경우 의식이 더욱 명료해져 학습에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고 밝혔다. (중략) 가족 모두가 조금 일찍 일어나 일정한 시간에 모여 아침식사를 함께 하는 습관을 들인다면 아침을 거르고 학교에 가는 일은 줄어들 것이다.

 

기억은 뇌가 정보를 저장하는 시간에 따라 단기기억, 감각기억, 장기기억으로 구분된다. 단기기억이란 20~30초 동안 정보를 가지고 있을 수 있는 기억능력을 말한다. 단기기억에는 용량의 한계가 있는데, 숫자나 문자, 단어의 경우 약 7개가 한계다. 감각기억이란 1초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감각정보를 유지하는 것으로, 더 이상 감각자극이 없는 경우에도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시각적 패턴이나 소리, 감촉 등을 기억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한참 동안 어떤 물체를 보다가 눈을 감았을 때 잠시 보이는 선명한 이미지가 감각기억이다. 장기기억은 1분 이상, 또는 영원히 잊히지 않는 기억을 말한다. 장기기억의 저장량은 거의 제한이 없다. 우리의 기억은 매우 짧은 기간 즉 1, 2초 동안 감각기억에 저장되었다가 주의를 받으면 단기기억으로 넘어간다. 단기기억은 반복 또는 암송을 통해서 장기기억으로 넘어가고 그렇지 못한 정보는 잊어버리게 된다. (중략) 심리학에서는 획득한 정보를 반복적으로 생각하거나 말로 되뇌는 과정을 '시연'이라고 한다. 이렇게 소리를 이용해서 시연을 할 경우 기억은 30초 이상 유지된다. 따라서 단기기억의 용량을 늘리거나 그것을 장기기억으로 넘어가게 하고 싶다면 시연 방법을 사용하면 된다.

 

 

왜냐하면 뇌는 이야기를 유독 좋아하기 때문이다. ¶ 이러한 뇌의 특성은 1969년 바우어G. H. Bower와 클라크M. C. Clark의 연구에서 밝혀졌다. 그들은 관련 없는 단어 목록을 기억해야 하는 상황에서 단어를 가지고 줄거리를 만들었을 때 훨씬 더 많은 양을 정확하게 기억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줄거리를 만든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단어의 개수 뿐만 아니라 순서까지 정확하게 기억해냈다.

 

장소법

시각적 심상을 이용해 친밀한 장소와 기억해야 할 항목을 연결시켜 이 장소를 마음속에서 탐색함으로써 쉽게 기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 사람들도 연설문을 기억하는 데 장소법을 이용했다고 한다. 고대인은 뇌과학의 힘을 빌리지 않았지만 오랜 경험의 결과로 뇌가 이야기를 좋아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다.

 

서유헌 교수는 '천재아이를 원한다면 따뜻한 부모가 되라'라는 책에서 유아와 아동의 연령별로 필요한 교육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다. 우선 태어나서 3세까지는 일생 중 신경회로가 가장 많이 발달하는 시기인데, 잠깐 스치면서 듣고 보고 배운 정보가 입력되기 때문에 일관되고 고른 자극을 줘야 한다. 3세부터 6세까지는 판단하고 사고하고 느끼는 전두엽이 빠르게 자라는 시기이므로 다양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본기를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 예의와 도덕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초등학교 시기가 되면 두정엽과 측두엽이 발달해 비로소 여러가지 학습이 가능해진다. ¶ 두정엽은 물리적, 수학적 기능을 담당하고, 측두엽은 언어영역을 관장하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는 언어의 뇌가 가장 빠르게 발달하므로 외국어를 배우는 것이 학습효과가 좋다. 하지만 이때의 교육에는 감정표현, 인지 기능, 철학이 포함되도록 해야 한다. 암기를 위한 주입식 교육을 시키면 인지 기능이 다양해지지도 않고 자신의 기분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언어가 만들어지지도 않는다.

 

 

유치원에 다니는 은실은 매사 소극적이다. 친구도 단 한 명뿐, 다른 친구들하고는 놀려고 하지도 않는다. 낯가림도 심해서 사람들이 많은 곳에는 갈 수도 없다. 엄마가 직장에 다니느라 돌 전부터 어린이집에 보냈는데, 어째서 친구 사귀기에 관심이 없는지 걱정이다. ¶ 은실이는 어린 시절 엄마와 너무 일찍 떨어져 지냄으로써 생후  6개월~3세 시기에 형성되어야 하는 '애착'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 엄마와의 애착은 사회성에 필요한 호르몬을 분비시키므로, 애착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아이는 사회성이 떨어지게 된다. (중략) 옥시토신은 성행동이나 사회성에 관여하면서 인간에 대한 신뢰감을 형성하는데 쓰이는 호르몬이고, 바소프레신은 사회적 행동에 개입하는 호르몬이다. 옥시토신 수치가 크게 낮을 경우 사회적 상호작용을 피하는 경향이 있으며, 안정된 애착을 갖지 못한 아이는 '내성적인 성격'을 가질 수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 그렇다면 아이의 애착 형성을 돕기 위해 다음 몇 가지 원칙을 기억하자. 첫째, 아이의 요구에 민감하고 즉각적이고 일관성 있게 반응할 것. 둘째, 몸과 마음을 다해 아이를 진정으로 사랑할 것. 셋째, 신체접촉 놀이를 많이 할 것. 넷째, 엄마 스스로 자신감과 소신을 가질 것. 특히 넷째 항목은 엄마가 잊기 쉬운 부분이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하루에도 열두 번 자신의 행동에 회의와 의문이 든다. 하지만 아이를 부모만큼 오래 관찰한 사람은 없으며, 부모만큼 사랑스럽게 관찰한 사람도 없다. 아이에 대해 누구보다 많은 자료와 사랑을 가진 사람은 바로 부모임을 기억하라.

 

'0세 두뇌 발달', '피부감각 발달'이라고 하면 왠지 전문적인 용어처럼 보이지만, 이 시기 엄마와 아이가 주고받는 모든 접촉이 곧 두뇌 발달과 연결된다. 아기의 손발을 가볍게 깨무는 것, 목욕을 시키면서 온몸을 조물조물 만져주는 것, 아침에 일어나서 뽀뽀를 하거나 볼을 부비는 것, 손을 닦고 로션을 발라주는 것, 꼭 안아주는 것...... 물론 스킨십에는 엄마가 아이에게 하는 것뿐 아니라 아이가 엄마에게 하는 것도 포함된다. 아기가 엄마의 가슴이나 얼굴을 만지는 것, 엄마의 손가락을 가지고 놀거나 발가락을 잡기 위해 기어다는 것...... 돌 전 아기에게 엄마는 어떤 값비싼 장난감보다 좋은 신비로운 장난감이다. 엄마 품에 안겨서 엄마의 가슴을 만지고 엄마의 얼굴을 쳐다보는 것만큼 아이의 두뇌발달에 좋은 것은 없다. ¶ 스킨십은 엄마와 아기의 애착 형성에도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애착이 엄마가 늘 자기 옆에 있을 것이라는 신뢰감이라면, 스킨십만큼 엄마의 사랑을 느끼게 하는 것은 없다. 엄마와 애착 형성이 잘된 아기는 안심하고 적극적으로 주위환경과 사물을 탐색하면서 호기심을 충족하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아기는 늘 불안해하면서 외부 세계를 탐색하고자 하는 욕구가 부족해진다. 따라서 스킨십을 자주 받은 아기는 자신감, 자율성, 문제해결력이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높다. ¶ 스킨십은 얼마나 하면 될까? 얼마 동안 몇 번이나 해주어야 하는지 하는 정답은 없다. 그저 생활 전반에서 자연스럽게 하면 된다. 기저귀를 갈아줄 때, 다리를 마사지해줄 때, 우유 먹일 때...... 어느 때나 자연스럽게 하는 것이 좋다. 물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면 시간을 정해놓고 스킨십을 하는 것도 괜찮다. 아이의 두뇌 발달에 도움을 주기 위한 모든 자극은 양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질이 중요하다. 스킨십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아이와 몇 시간을 놀아주었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집중해서 즐겁게 놀았느냐가 중요하다. 책상 앞에 얼마나 오래 앉아서 공부를 했느냐보다 얼마나 집중을 해서 공부를 했느냐가 중요한 것과 같은 이치다.

 

 

초등학교 시기에 갖는 몇 가지 경험은 청소년기 때 겪는 변화의 혼란을 어느 정도 정리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공정성에 대한 것, 즉 사회적 규약을 익히는 것이다. 하지만 김붕년 교수는 사회적 규약은 절대로 억지로 익혀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중략) 부모가 행동하지 않으면 아이는 절대 배우지 않는다. ¶ 따라서 김붕년 교수는 영어단어와 수학공식 몇 개를 가르칠 것이 아니라 아이와 함께 다앙한 경험을 할 것을 부탁한다. 피아노나 검도를 배우고, 자전거를 타고, 박물관에 견학을 가보라. 아이와 단둘이 등산을 즐기기도 하고 친구들끼리 등산을 보내보는 것도 좋다. 그러는 과정 속에서 아이는 스스로 보이는 상황을 관찰하고 그 안에서 사람들과의 관계를 배우며 우정도 쌓게 된다.

 

사춘기, 어른 뇌로의 준비 (중략) 그렇다면 성인이 되기 위한 마지막 준비를 하는 이 시기에 부모는 어떤 양육태도를 보여주는 것이 좋을까? 이미 아이의 뇌는 모든 학습을 할 수 있을 만큼 발달되어 있다. 이제 그 정보를 받아들일지 받아들이지 않을지는 아이가 결정한다. 부모가 해야 하는 일은 아이가 스스로 뇌를 잘 이용해서 원하는 것을 성취하게 도와주는 일뿐이다. 아이가 스스로 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긍정적이고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공부를 시키더라도 스스로 즐겁게 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청소년기 아이를 둔 부모라면 다음의 몇 가지 사항을 반드시 기억해 아이들이 스트레스로 뇌를 망치지 않도록 주의하자. ¶ 첫 번째, 공부는 스스로 하고 싶을 때 즐겁게 하게 한다. 사람의 뇌 중 전두엽에는 동기유발 기능을 담당하는 부위와 공부와 지적 활동을 담당하는 부위가 있다. 그런데 이 부위 바로 밑에는 감정, 본능을 관장하는 부위가 있어, 이 부위들끼리 서로 끊임없이 정보를 교환하면서 영향을 미친다. 동기유발의 뇌가 자극받으면 감정 기능도 영향을 받아 즐거운 기분을 발산하고, 이는 지성을 담당하는 전두엽을 자극해 집중력이 향상되고 공부도 효율적으로 이뤄지게 한다. 반면, 공부를 억지로 시키면 감성의 뇌가 위축되어 집중력과 기억력이 떨어지고 기분이 나빠지면 스트레스가 쌓여 두뇌 발달에 악영향을 미친다. ¶ 두 번째, 아이를 잘 재운다. 아인슈타인은 머리만 대면 골아떨어졌다고 한다. 머리가 좋은 사람들은 대부분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한다. 그런데 잠은 고도의 집중력을 위해서 꼭 필요하다. 뇌를 많이 쓰면 신경전달물질이 고갈되기 때문에 잠을 푹 자고 잘 먹어야 그것을 회복시킬 수 있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밤늦게까지 학원을 다니고 잠을 참아가며 공부를 한다. 이러한 상황은 아이의 뇌 회로를 망가뜨리고,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주어 심하면 우울증까지 걸리게 한다. ¶ 세 번째, 아이에게 솔직한 감정 표현을 하게 한다. 요즘 청소년들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시간이 없다. 하지만 시간을 내어 아이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자리를 자주 만들어주는 것이 아이의 뇌에 좋다. (중략) 자신의 기분이나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표현하지 못하는 아이의 뇌에는 높은 집중력도, 기억력도 기대할 수 없는 셈이다. ¶ 네 번째, 아이를 명랑하게 키운다. (중략) 이미 많은 연구에서 밝혀진 대로, 명랑한 감정은 학습과 기억능력을 향상시킨다. 아이가 공부를 잘하기를 원한다면, 좋은 머리를 갖기를 원한다면, 아이가 항상 행복할 수 있도록 키워야 한다. 부모라면 누구나 내 아이가 언제 우울해하고 언제 기분 좋아하는지를 잘 알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어떤 경험을 더 만들어야 할지는 분명하다.

 

 

많이 걸으면 머리가 좋아진다. ¶ 사실 걷기는 다리를 튼튼하게 만드는 것은 물론 뇌의 발달도 촉진시킨다. 인간의 신체 중 가장 큰 근육은 허벅지 근육, 이 근육의 신경은 뇌간과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걸으면 근육에서 나온 신호가 뇌로 전달되고, 이 신호가 뇌를 자극해 움직임을 활발하게 만든다. 또한 걷는 동안 심장은 평상시 1분간 약 5L의 혈액을 흘려보내던 것을 약 10배 더 흘러보내게 된다. 이런 작용은 뇌에 산소와 영양소를 충분히 공급해 뇌 활동을 활발하게 한다. ¶ 뇌는 움직이지 않는데, 정보를 넣어준다고 그것이 저장될 리 없다. 학원 수를 줄이더라도 하루에 30분~1시간 정도는 걸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학습에 대 효과적이다.

 

여자아이에게도 거친 운동이 필요하다. (중략) 몇몇 학자들은 여자다움을 강요하는 부모의 태도가 여자아이에게 '무기력'을 학습하도록 만든다고 경고한다. 모험을 감행하고 그것을 극복할 기회를 여자아이라는 이유만으로 빼앗는다는 것이다. 물론 부모 입장에서는 뺏는다기보다는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항변할 것이다. 하지만 아동심리학자 웬디 모겔Wendy Mogel은 아이를 다치지 않도록 보호하면 점점 더 모험을 혐오하게 된다고 말했다. 부모의 이런 태도는 여자아이의 마음속에 자신은 유약하고 무능하다는 생각을 심어줄 수 있고, 결과적으로 낮은 자존감을 갖게 할 수 있다. 여자아이라도 실패하고 다시 시도할 수 있도록 격려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만약 남자아이에게 '어떻게 느끼니?'라고 물으면 아이는 편하고 유창하게 자신의 감정을 말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남자아이에게 '어떻게 느끼니?'라는 질문은 좋지 않다. 그 대신에, '그래서, 이제 뭘 하려고 하는데?'라고 물어야 한다. ¶ 남자아이의 뇌가 가진 언어능력, 그것은 우리가 아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작은 화두를 던진다. 남자아이에게는 '어떻게 느끼는지'가 아닌 '무엇을 할지'를 물어보는 것이 좋다. 그러면 느낌이나 감정을 물었을 때 보다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덜 느낀다. 남자아이들은 항상 뭔가 행동을 하도록 프로그래밍되어 있기 때문에 이렇게 물으면 해답을 더 빨리 찾는다. ¶ 예를 들어 아들에게 "만약 지금 게임을 그만두지 않으면 숙제를 못 할지도 몰라"라고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이런 식으로 말하면 아이는 엄마가 '게임을 그만 하고 얼른 숙제를 해라'라고 말했다고 생각하지 않고, 단지 '그럴 수도 있다'는 정보를 주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엄마의 말에는 별 신경 쓰지 않고 계속 하던 일을 하게 된다. 이때는 오히려 "지금 당장 게임기를 끄고 숙제를 해라"라고 말하는 것이 낫다. 이러헥 말해야 남자아이는 말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 남자아이들은 보통 짧고 직접적이고 해결지향적인 말을 잘 알아듣는다.

 

 

이제 남녀의 특성을 남녀의 뇌의 차이로 정리해보자. 뇌는 우뇌와 좌뇌로 나누어져 있다. 우뇌는 신체의 왼쪽, 창조성, 예술, 시각, 직관, 아이디어, 상상력, 전체적, 공간적이라는 특성이 있다. 좌뇌는 신체의 오른쪽, 말, 사실, 연역, 분석, 실용적, 직선적, 세부의 관찰이라는 특징이 있다. 대체로 남자는 우뇌가, 여자는 좌뇌가 더 발달되어 있다. 태어나서 진행되는 뇌의 발달 과정을 살펴보아도 남자는 우뇌 발달이 빠르고 여자는 좌뇌 발달이 빠르다. 대부분의 여아가 남아보다 말이 빠른 것은 이 때문이다.

 

테스토스테론이 남성적인 사람을 만든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 미국의 신경학자 노먼 게슈윈드Norman Geschwind는 출생 전 테스토스테론이 좌뇌와 우뇌의 성장속도에 영향을 끼친다고 말한다. 테스토스테론이 많을수록 우뇌가 더 빨리 발달하고, 이에 비해 좌뇌는 느리게 발달한다는 것이다. 결국 테스토스테론이 많은 남자아이는 우뇌가 우세하다는 것이다. 남자아이들에게 왼손잡이가 비교적 많은 이유도, 여자아이보다 말을 잘 못하는 이유도 모두 테스토스테론으로 설명된다. (중략) 2009년 1월 캠프리지 대학 연구팀은 "미국립과학보"에 44명의 금융거래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손가락 길이 연구 결과를 게재했는데, 이들 또한 약지가 검지보다 상대적으로 길었다. 연구팀은 상대적으로 긴 약지는 고도의 집중력과 반사능력을 말하며, 이것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대응해야 하는 금융거래 종사자들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능력이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이 고도의 집중력이나 반사능력은 뇌의 오른쪽 반구, 즉 우뇌가 가진 특성에 해당한다.

 

아이의 게임시간은 줄이면 줄일수록 좋다. 두뇌 발달을 위해서도 현실생활에 적응하게 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갑자기 끊으면 아이가 불안해할 수 있으므로 전략적으로 서서히 진행해야 한다. 처움에는 게임하는 장소를 바꾸고, 그다음에는 게음의 종류를 바꾸고, 서서히 시간을 줄이는 등 단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게임이 아닌 실제 경혐에서 권력의지를 맛볼 수 있도록 대체물을 찾아주는 것도 좋다. ¶ 첫 번째 변화는 장소. 보통 아이가 게임을 하는 곳은 자신의 방이다. 혼자만의 공간에서 게임을 하면 부모가 감시하기가 어려워, 아이는 부모의 눈치를 보지 않고 게임을 오래 즐긴다. 가족이 항상 드나들고 어수선한 공간, 거실이나 서재, 주방으로 컴퓨터를 옮겨라. 부모는 항상 아이가 무슨 게임을 하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 그런 다음에는 게임 종류를 서서히 바꾼다. 만약 아이가 게임에 중독되어 있다면 그것은 십중팔구 무기로 무언가를 파괴시키는 것이나, 총으로 사람을 죽이는 것, 또는 자동차 경주일 것이다. 보통 폭력성이 있는 게임은 아이들에게 중독 증상을 가져온다. 하지만 마을을 만든다든지, 강아지를 키운다든지 하는 게임은 중독성이 강하지 않다. 폭력성이 강한 게임은 금하고 건전한 게임으로 그 종류를 바꾸어간다. ¶ 또한 게임을 할 수 있는 조건과 시간을 명확히 정한다. 게임을 할 수 있는 조건은 아이가 숙제나 학원수업 등 해야 할 모든 일을 다 끝낸 뒤로 정한다. 만약 여러 가지 일, 예를 들어 가족, 학교, 친구와 관련된 일과 게임이 겹쳤을 때, 게임은 맨 마지막에 하는 것으로 약속을 한다. 가족이 1순위, 학교가 2순위, 친구가 3순위, 게임은 4순위라는 것을 명심시킨다. 그리고 하루 40분, 주말에는 1시간 정도의 시간을 할애해준다. 이러한 규칙은 미리 말해주어야 하고 종이에 써서 컴퓨터 책상 앞에 붙어놓아도 좋다. 그리고 어떤 상황이라도 그 규칙을 지키도록 한다. 손님이 오거나 부모가 기분이 좋다고 해서 규칙을 깨도록 허용해서는 안 된다. 남자아이는 유동적인 규칙보다 강력한 규칙을 더 잘 지킨다. ¶ 그리고 아이가 게임에 중독되지 않게 하려면 승부욕과 지배욕을 분출할 수 있는 대체물을 찾아주어야 한다. 폭력적인 게임을 좋아하는 아이라면 신체접촉이 심한 스포츠, 땀을 흠뻑 흘리면서 가쁜 숨을 몰아쉬어야 하는 운동을 시켜라. 달리기, 농구, 축구, 레슬링, 태권도, 검도 모두 괜찮다. 방학 때는 극기 훈련 캠프 같은 곳에 보내보는 것도 괜찮다. 자동차 경주에 너무 심취한 아이라면 놀이공원에 가서 범퍼카를 실컷 태워주든지, 아빠와 자전거 경주를 하는 것도 좋다. 아이는 이런 현실 속 경험을 통해서 게임보다 실제 경험이 더 재미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러한 실제 경험은 아이의 자존감을 키워주는 데도 효과가 있다.

 

 

남자아이를 키우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은 꾸준한 인내를 가지고 기다리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남자아이를 잘 키우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

첫째,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준다.

둘째, 스킨십을 자주 해준다.

셋째, 부정적 감정을 받아주고 말로 표현하는 연습을 한다.

넷째, 공부를 못했다고 혼내지 않는다.

다섯째,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체험학습을 많이 시킨다.

여섯째, 경쟁에서 배우게 하고 승부욕을 자극한다. 하지만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아이가 경쟁이나 승부를 즐기기 전에 도덕적 규칙을 먼저 일러주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규칙을 지키지 않는 경쟁이나 승부는 이겨도 이긴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반드시 가르쳐준다.

일곱째, 애완동물이나 식물을 키워보게 한다.

여덟째, 운동에너지를 발산하도록 한다.

 

여자아이를 리더로 키우고 싶다면 다음의 몇 가지를 명심하자. ¶

첫째, 다양한 장난감을 사준다. 여자아이의 취향은 대개 비슷해서 인형이나 액세서리, 옷 등을 좋아한다. (중략) 하지만 아이는 여자이기 이전에 오감을 자극받아 뇌를 고루 발달시켜야 하는 단계에 있다. 아이가 좋아하는 것만 가지고 놀게 하지 말고, 점점 다양한 장난감을 접해보고 조작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둘째, 스스로 도전해서 실패하고 성공하는 기회를 만든다.

셋째, 많이 뛰어놀도록 한다. (중략) 여자아이니까 그럴 수 있다고 내버려둘 것이 아니라, 운동능력을 키울 수 있는 바깥놀이를 자주 하도록 해야 한다. 남자의 뇌든 여자의 뇌든 운동자극은 교감신경을 활성화해 우리 몸을 새로운 자극을 받아들일 수 있는 준비상태로 만든다.

넷째, 주체적 사고를 심어준다. 아이가 하고 싶어하는 것이 있으면 뭐든 해보도록 해라. '착하다', '예쁘다'는 말을 남용하면서 여자아이의 행동을 고정시키지 마라. 아이가 사회에 나가서도 정정당당하게 경쟁하게 하려면 자신의 의지대로 행동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그러려면 아주 위험한 행동이 아니라면 '안 돼'라는 말은 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중략) 딸에게 '안 돼'라고 말할 때 혹시 그 말 앞에 '너는 여자이니까'가 숨어 있는 것은 아닌지 한번쯤 생각해보라.

다섯째, 여성적인 것을 강요하지 않는다.

여섯째, 이성인 아빠가 딸 아이 교육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여자는 엄마를 많이 닮는다. 여자아이의 역할모델은 엄마다. 하지만 정신분석학의 창시자로 잘 알려진 자크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의 말에 따르면 여자아이가 엄마를 닮으려고 하는 것은 아빠의 마음에 들기 위해서라고 한다. 따라서 엄마의 열 마디보다 아빠의 한 마디가 여자아이에게는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는 자신감, 독립심, 자율성을 키워갈 때인 만큼 아빠의 관심과 격려가 더욱 필요하다. 딸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많은 경험을 함께 해야 한다. 알파걸이라는 신조어를 만든 킨들런은 아빠가 가진 대범하고 장난스러운 성향이 여자아이의 유머감각 발달에 도움을 주며 긴장을 완화시켜준다고 지적한다. 또한 아빠와 관계가 좋은 여학생은 주관이 뚜렷하고 새로운 경험에 대해 겁을 덜 내며 적극적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아빠를 보고 남자를 다루는 법, 특히 경쟁 상황에서 대처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는 것이다. 요컨대 여자아이로서 가지는 핸디캡을 아빠가 교육에 참여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는 지능을 일종의 계산능력이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높은 음악지능을 지닌 사람은 음악과 관련된 계산을 잘하는 것을 의미한다. 쉽게 멜로디를 외우고, 음의 높낮이를 알며, 리듬을 재창조하고 곡을 변주할 수 있는 계산능력을 가진 것이다. 이와 달리 음악영역이라고 했을 때는 조직화된 사회에서 나타나는 음악의 다양한 모습을 말한다. 음악영역에는 음악교사가 들어가고, 작곡가, 지휘자, 가수가 포함되며, 피아노 조율사도 들어갈 수 있다. 이렇듯 지능과 영역은 언뜻 일대일 대응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가드너는 성공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하나의 분야에서만 두각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여러 분야의 지능이 결합되어야 한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예를 들어 바이올린 연주를 할 때 필요한 지능은 음악 지능만이 아니다. 성공적인 바이올리니스트가 되기 위해서는 음악지능 외에도 민첩한 연주를 위한 신체운동지능과 청중을 다루는 인간친화기능이 필요하고, 최고의 연주력을 갖추기까지 자신을 컨트롤할 수 있는 자기이해지능이 요구된다.

 

물론 어떤 사람의 경우 두드러지는 강점지능을 가지는 반면, 어떤 사람은 어느 하나의 지능이 특별히 눈에 띄지는 않지만, 전 영역의 지능이 고루 발달해 강점을 만드는 경우도 있었다. 가드너는 이를 고려해 지능 프로파일을 두 유형으로 나누었다. ¶ 먼저 레이저형 프로파일은 두뇌 프로파일에서 한두 가지 현저한 강점을 보이는 유형이다. 특정한 분야에 몰입하는 예술가, 과학자, 학자, 발명가 등에서 보이는 경우가 많다. 모차르트나 아인슈타인이 그 예다. 모차르트는 음악지능이 두드러졌고, 아인슈타인은 논리수학지능과 공간지능이 정점을 이루었다. 이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음악적, 과학적 관심을 추구하는 데 바쳤다. ¶ 이에 비해 서치라이트형 프로파일은 단일영역이 아닌 세 가지 이상의 영역에서 강점을 보이는 지능 형태를 말한다. 이 프로파일을 가진 사람은 광범위한 레이더망을 갖추었으나 특별하게 두드러지는 지능은 없다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정치가나 사업가 등이 이에 속한다. 다양한 분야에 고른 지능을 갖는 이들은 어떤 한 분야보다는 사회 전체를 바라보는 시각으로 보다 큰 그림을 그려나가는 일을 할 수 있다.

 

이렇듯 성공한 사람들은 강점지능의 조합을 통해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꿈과 직업을 선택했다. 또한 이를 통해 자신의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며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비밀은 그것이었다. 상위 세 가지의 강점이 가장 효과적으로 조합된 곳, 바로 그곳이 성공의 자리였다.

 

 

세상의 다양한 직업군을 아이에게 한꺼번에 모두 경험시켜줄 수는 없다. 하지만 다양한 분야를 접하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은 아이를 데리고 박물관에 가는 것이다. 자연사박물관, 민속박물관, 역사박물관 등 학문의 전체 계열을 살펴볼 수 있는 곳에서 시작해 평소 아이가 궁금해했던 분야, 시계박물관이나 축음기박물관, 철도박물관 등으로 아이의 관심사와 경험을 확대해간다. 관람 태도나 관람 후 반응을 보면 아이의 의 호기심이 어느 분야에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 박물관 제대로 활용하는 법 :

1. 출발하기 전에 이용에 관한 자세한 정보를 수집한다.

2. 효과적인 학습을 위해서 예습은 필수다.

3. 아이의 눈높이로 본다.

4. 한 번에 다 보겠다는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아이는 관심이 있는 유물 앞에서 하루 종일 앉아서 관찰을 할 수도 있다. 한 번에 다 보여주겠다는 욕심을 부리기보다, 자주 데려가서 다양한 유물에 관심을 갖게 해 주는 것이 좋다.

5. 팸플릿이나 도록, 기념품을 구입한다. 팸플릿이나 도록, 기념품 등 추억할 수 있는 구체적인 물건이 있으면 아이의 기억력을 더욱 강화시킬 수 있고, 경험을 회상하면서 대화를 진행할 수 있다. 특히 팸플릿이나 도록은 기념품이기도 하지만, 유물에 대한 설명이 잘 되어 있기 때문에 학습용도로 사용할 수도 있다.

 

유전의 영향을 많이 받든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든, 개인적인 성향 때문이든 사회적 영향 때문이든, 아이들은 호기심을 통해 자신의 재능 여부를 시험한다. 호기심은 모든 재능의 출발점이다.

 

세계 최고의 갑부인 빌 게이츠는 자신의 아이들에게 1주일에 용돈을 1달러만 준다고 한다. 그가 아이들에게 이렇게 짠 용돈을 주는 이유는 부족하지 않으면 스스로 얻으려는 노력을 게을리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른 집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 자신의 과시욕을 채우기 위해서 혹시 우리는 성공으로부터 아이를 점점 더 멀어지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아이의 성공을 위한다면 조금은 부족한 듯이 키우는 것이 좋다. 이는 아이의 성공에 대한 의지를 지속적으로 자극해준다.

 

세 살 아이의 거짓말은 눈감아줄 필요가 있다. (중략) 세 살짜리 아이는 착한 사람은 나쁜 짓을 하지 않는다고 여기기 때문에, 나쁜 결과의 행동과 자신을 일치시키지 못한다. 아이를 혼낼 것이 아니라, 우선은 간접적으로 아이가 '실수'를 한 것에 공감해주고, 그다음 자신이 저지른 행위에 대한 뒷수습을 할 수 있게 이끈다. "그랬구나? 뽀로로가 실수했나 보네. 치우는 걸 도와주면 고마울 텐데......" 하고 말이다.

 

 

아이는 자라면서 끊임없이 도덕적 판단에 대해 훈련하며, 도덕적 행동을 연습하게 된다. 이 훈련과 연습을 도와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엄마와 아이가 함께 길을 가는데 꼬마가 넘어져서 울고 있다면, 머뭇거리지 말고 "우리가 가서 일으켜 세워줄까?" 하고 남을 도와보자. 나중에 아이는 혼자 있더라도 누군가를 일으켜 세우는 일에 머뭇거리지 않을 것이다. 버스나 지하철에서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일, 처음에는 쑥스럽지만 습관이 되면 저절로 일어나게 된다. 이처럼 도덕성은 훈련과 연습이 반복되면서 습관처럼 몸에 배게 된다. 한번 몸에 밴 습관은 평생을 따라가게 마련이다.

 

칭찬은 아이의 도덕적 행동을 더욱 탄탄하게 만든다. 특히 유아와 아동은 칭찬받는 행동이 곧 도덕적이고 올바른 행동이라고 이해한다. 하지만 이 공식에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부모가 아이의 어떤 행동을 어떻게 칭찬하는가에 따라 그릇된 도덕관을 심어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이의 도덕성을 위해 부모는 자신들의 도덕성부터 점검해보아야 한다. 버스나 지하철에서 노약자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것, 어른들이 수저를 먼저 들고 난 다음 식사하는 것, 지갑을 주웠을 때 주인을 찾아주는 것, 부부간에 서로 존경하고 배려하며 존댓말을 쓰는 것,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교통법규나 질서를 지키는 것 등이 아이 눈에는 절대적인 모방, 따라하기의 대상이 된다. 부모가 직접 몸으로 보여주는 실천이 백 마디 말보다 강력하다.

 

도덕성의 기초, 공중도덕을 가르쳐야 할 때

식사예절 지키기 : 혼자서, 제자리에 앉아서 먹는 연습부터 시작

교통규칙 지키기 : 초등학교 입학 전 반드시 습득해야

차례 지키기 : 만 3~4세, 자제력 훈련의 기회로 삼아야

인사하기 : 부모가 먼저 인사하는 모습 보일 것

 

 

자존감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교육학에서는 자아존중감을 '긍정적인 자아상'이라고도 표현한다. 간단하게 '내가 나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정도'라고 이해해도 좋다. 원광아동상담센터 소장인 이영애 박사는 자존감은 자신을 제대로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숙명여자대학교 교육학부 송인섭 교수는 모든 행동의 근원이 되는 핵심적인 인간 행동의 특성이라고 강조한다.

 

아이의 자아존중감을 위해서 가장 바람직한 방식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부모가 선호하고 이미 습관화되어 있는 '비판하기', '설득하기'보다, 아이 버릇 나빠진다며 삼가는 '공감하기'가 꼭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영애 박사는 부모의 시선으로 아이를 비판하고 문제해결 방법을 제시해주기에 앞서 아이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고 이해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지적한다.

 

아이가 시험을 보았는데, 다른 과목은 모두 90점을 넘었지만 한 과목만 80점을 받았다. 아이가 80점인 점수를 놓고 속상해한다면 어떻게 말하겠는가? "어쩜, 너무 잘했네", "한 과목 정도는 80점이라도 괜찮아", "다음에 잘 하면 되지 뭐", "이렇게 훌륭한 점수를 가지고 기분 나쁜 이유를 모르겠네", "옆집 철수는 다 80점이라는데 우리 딸은 정말 대단하구나……." 아마 모두 그럴듯한 정답으로 보일 것이다. 하지만 아이의 마음을 알아주는 데에는 모두 실패한 오답이다. ¶ 아이와 공감하려면, 아이의 감정을 부정하거나 반박하는 대신 인정해야 한다. 부모는 '아이'는 항상 무엇인가 가르쳐주어야 하고, 고쳐주어야 하고, 바꿔주어야 하는 존재라고 오해한다. 비판형, 설득형 부모가 종종 저지르는 실수다. 아이의 마음에 공감하는 것은 입장만 바꾸어 생각해보면 그리 어려운 일만은 아니다. '만약 같은 일이 나에게 일어났다면 기분이 어떨까?' '나는 어떤 말을 듣고 싶었을까'를 곰곰히 생각해보면 된다. 같은 상황에서 공감형 부모는 "정말 속상하겠구나", "네가 이번 시험을 얼마나 잘 보고 싶었는지 엄마도 잘 알아"라고 말할 것이다. 부모의 공감은 아이들이 자신을 유능하다고 느끼게 하는 가장 필수적인 조건이다. ¶ 하지만 자신이 비판형 혹은 설득형 부모라고 해서 좌절할 필요는 없다. 단 한 번 그런 표현을 썼다고 아이의 자존감이 단번에 낮아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반대로 자신이 공감형인 것 같다고 기뻐하기도 이르다. 몇 번 공감하기 방식을 쓴다고 해서 자존감이 눈 깜짝할 사이에 높아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일상에서 수없이 맞닥뜨리게 되는 평범한 상황에서 부모의 공감이 차곡차곡 쌓여야 아이의 자존감이 점점 놓아진다.

 

 

자기에 대한 긍정적인 마음이 있는 아이들은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마음이 따뜻하다. 마음이 따뜻한 아이는 다른 사람이 실수하고 다른 사람이 나쁜 행동을 해도 책망하기보다는 이해하고 보듬어 안을 수 있게 된다.

 

타인을 존중하는 것은 자기를 존중할 수 있는 사람만이 가능하다. 자존감이 높은 아이가 남의 이야기를 잘 들을 수 있고 공감하는 능력이 있으며 의사소통 능력도 뛰어난 이유는 이 때문이다.

 

생활 속의 대화에서 존중하는 마음을 전하려면 다음 몇 가지 사실에 유의하라.

첫째, 사소한 이야기를 한다. 사소한 이야기란 아이와 엄마 사이에 아무런 심리적 이해관계가 적용되지 않는 이야기, 쉽게 말해서 말하는 사람의 생각이 드러나지 않는 이야기다. 예를 들어, "꽃이 피었구나", "바람이 차구나" 같은 이야기인데, 혹시라도 추우니까 나가지 말라는 식의 훈계조가 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이런 사소한 이야기를 아이와 허심탄회하게 나누면, 아이는 스스로가 엄마와 동등한 대화의 상대로 존중받고 있음을 느낀다.

둘째, 솔직하고 자세히 말한다. 아이가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부모의 생활을 솔직하고 자세하게 설명해야 한다. 귀찮은 물음에도 친절히 답해주고 대화를 하려 한다면 아이는 그런 부모의 태도에서 어떤 상황에서라도 다른 상대방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셋째, 아이의 잘못에 대해서는 짧고 단순하게 말한다.

넷째, 아이의 말실수는 무시한다.

다섯째, 아이를 보고 말한다. 부모는 종종 안방에 있으면서 거실에 있는 아이에게 "텔레비전 좀 그만 보면 안 되겠니?"라고 소리치거나, 점심을 차리다 말고 자기 방에 있는 아이에게 "얼른 와서 점심 먹어라"라고 소리를 지른다. 그런데 아이를 보지도 않고 하는 말은 훈계나 지시로 느껴지기 쉽다. 고함을 치는 대신에 아이가 무엇을 하는지 몇 분간이라도 지켜본 후 얼굴을 보면서 말을 하도록 한다. 존중받고 있다는 전제가 있으면, 부모의 꾸중도 아이의 자존감에 큰 상처가 되지 않는다.

여섯째, 아이의 이름을 적절히 불러준다.

 

 

애초에 실패라는 것은 없다. 실패는 어떤 행위가 어떤 식으로 마무리되어야 한다는 개인적인 의견에 따른 것일 뿐이다. 에디슨의 경우, 남들이 1억 2,000만 번의 실패라고 말한 것을 스스로는 '발견'이라고 불렀다.

 

잘못을 했더라도 좋은 의도는 칭찬해야 한다. (중략) 아이가 실수를 저질렀을 때 현명하게 지도하려면 우선 아이의 마음을 알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 다음 칭찬과 꾸중을 적절히 섞어야 한다. 지저분한 바닥이나 깨진 그릇을 보면 화가 나겠지만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며 화낼 것이 아니라 "엄마를 도와주려다 그랬구나? 우리 나연이 속상하겠다"라고 마음을 알아준 후 "그런데 나연아, 그릇이 깨지거나 엎어질 수 있으니까 조심히 옮겨야 하는 거야"라고 타일러주는 것이 좋다. 꾸중을 먼저 듣게 되면 아이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생겨 새로운 시도는 하지 않으려고 들지도 모른다.

 

'아이가 하고 싶은 일을 아이의 생각대로 하도록 두는 것'. 자존감의 핵심 비법 치고는 다소 싱겁게 느껴지지만, 자존감 높은 아이들의 부모는 모두 비슷한 대답을 했다.

 

자신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만이, 다른 사람의 모습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유효순, 이원형의 공저인 "부모교육"에 따르면 부모의 양육태도는 수용형, 익애형, 허용형, 거부형, 지배형, 과잉기대형 6가지로 나뉜다. 나의 양육태도는 어디에 속하는지 생각해보자. ¶ 첫 번째 수용형 부모는 아이와 정서적으로 밀착된 관계를 가지면서 따뜻하고 자애로운 태도로 아이를 대한다. 이 유형의 부모는 언제나 아이에게 깊은 관심을 가지고 아이를 인격적으로 대한다. 이런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 자신을 존중할 줄 알고, 자신과 타인을 긍정적으로 대한다. 책임감이 높고 사교적이며 협동적이다. 자신의 일에 성실하고 정서적으로도 안정되어 있고 명랑하다. 이는 자존감을 높은 아이를 키우는 양육태도라고 할 수 있다. ¶ 두 번째 익애형은 아이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지나친 관심과 사랑을 쏟는 유형을 말한다. 이 유형의 부모에게 아이는 '물가에 내놓은 아기', 연령과는 상관없이 항상 보호해주어야 하는 대상이다. 이들은 항상 아이의 시중을 들고, 옷을 입혀주고, 밥을 먹여주고, 신을 신겨주는 등 아이가 스스로 할 기회를 좀처럼 주지 않는다. 이런 부모는 당연히 아이의 독립심과 자율성 발달을 방해하며, 아이에게 의존적 태도를 갖도록 한다. 뭐든지 스스로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위험을 두려워하고 탐구적이지 못하며 소극적인 사람이 되게 한다. 지나치게 부모의 보호를 받고 자란 아이는 정서적으로 안정되거나 성숙되지 못해 또래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도 못하고 협동심이 부족하고 자신감도 적다. 또한 집단생활에서도 의존적일 가능성이 높다. ¶ 세 번째 허용형은 익애형과 비슷한데, 무엇이든 아이가 하는 대로 내버려두는 경우다. 이러한 부모는 아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충족시켜주려 하기 때문에 아이의 노예가 되기 쉽다. 이런 부모에게서 자란 아이는 어른에게 순종하지 않으며, 스스로의 행동에 책임을 질 줄도 모른다. 그뿐만 아니라 권위를 무시하고 공격적이고 적대적이고 부주의하다. 집에서는 폭군이지만, 집 밖에서는 매사에 두려움을 갖거나 반대로 지나치게 자신감을 갖는 성향을 보인다. ¶ 네 번째 거부형은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아이에게 무관심하거나 적대감을 나타내는 양육태도이다. 아이게에 지나치게 사랑을 표시하면 아이를 망칠 수 있다고 생각해 의식적으로 사랑을 억제하고 무관심한 태도를 취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 안정감이 부족하고, 좌절감을 자주 경험해 자신감이 결여된다. 무기력하고, 사교적이지 못해 사회생활에 적응이 어렵다. ¶ 다섯 번째 지배형에 숙하는 부모는 아이를 엄격하게 통제하고 사랑의 표현을 절제하며, 그렇게 하는 것이 아이를 위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들은 대개 지배형 부모를 둔 경우가 많은데, 자신의 권위를 아이와의 관계에서 찾으려 한다. 이 유형의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 허용형, 수용형 부모의 아이보다는 사회생활에 적응을 더 잘한다. 조심성 많고 온순하고 순종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의 시선에 민감해 열등감을 쉽게 느끼고, 무슨 일이나 확신을 갖지 못한다. 이런 아이들은 주변 사람들에게 순종적이고 수동적이다. ¶ 마지막 유형은 과잉기대형이다. 부모가 이루지 못한 높은 성취를 아이에게 대신 이뤄주기를 바라는 유형이다. 이런 부모들은 일찍부터 높은 성취 기준을 두어 아이로 하여금 그 수준에 이르도록 요구한다. 아이는 당연히 압력을 느끼며, 부모의 기대수준만큼 행동하지 못할 때 열등감을 느끼고 죄의식에 사로잡혀 화를 잘 내게 된다. ¶ 고대 중국인의 지혜가 담긴 "채근담菜根譚"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일은 급히 서두르면 애매모호해진다. 느긋하게 늦추면 저절로 밝혀지니 조급하게 서둘러 분노를 사지 말라. 사람을 억지로 부리려면 순종하지 않지만 그냥 놓아두면 감화되는 수가 있으니, 심하게 부려 더 완고하게 만들지 말라." 아이를 키우면서 자꾸만 조급해지는 부모가 기억해두면 좋을 말이다.

 

 

부모의 말 한마디가 단점을 극복하게 한다. (중략) 아이가 '나는 작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자아가 위축되어버리면 자신감을 잃게 되고 다른 사람 앞에 나서기를 두려워하는 소극적인 아이로 자랄 위험이 있다. 아이에게 "조금씩 자라다가 커서 더 많이 자라는 사람도 있고, 어렸을 때는 많이 자라다가 커서 조금 자라는 사람도 있단다. 너는 조금씩 자라다가 커서 많이 자라려고 그러는 거야"라고 말해주자. 또한 키가 작은 것을 자꾸 상기시킬 것이 아니라 "성화는 그림을 잘 그려요"라고 장점을 이야기해준다. 이런 칭찬을 할 때는 아이가 듣는 것을 의식하지 않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전화 통화를 할 때나 길에서 이웃을 만났을 때가 좋은 기회다. 부모의 격려는 아이의 자존감 회복에 도움이 된다.

 

상처를 주는 말 vs 공감을 주는 말

(중략) 상황 2 아이가 우연히 실수를 했을 때

(중략) 물론 누구나 화가 나는 상황에서 웃으며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때는 말을 줄임으로써 아이의 마음을 생각해보자. 속으로 열만 세면 벼락같이 화를 내며 아이의 자존감을 낮추는 말을 쏟아내는 상황은 피할 수 있을 것이다. ¶ 또 한 가지, 아이가 우연히 잘못을 했을 때에는 잘못된 행동을 말하기보다 그런 다음에 해야 하는 일을 말해주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아이스크림을 식탁에 그냥 놔두면 어떡해?"보다 "식탁 위에 두면 녹을 수 있으니 냉장고에 넣어두렴"이라고 말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의 자존감을 위해 부모는 때때로 말을 줄이는 연습도 해야 한다.

상황 3 아이가 한 일을 평가할 때

(중략) 단점을 고치고 싶다면 장점을 더 부각시켜야 한다. 그렇게 하면 아이 스스로 단점도 고쳐나간다. (중략) 평소에도 아이의 긍정적인 면만 보려고 애쓰면 아이의 자긍심은 자연스럽게 높아진다. 아이의 자긍심이 높아진 후에는 엄마가 지적하고 싶은 것을 지적해도 된다.

상황 4 아이를 칭찬해주어야 할 때

(중략) 칭찬으로 아이에게 좋은 감정을 느끼도록 하려면 아이의 눈을 보고 구체적으로 말해야 한다. 건성으로 그럴듯한 형용사를 붙여서 칭찬을 해봤자 아이는 엄마가 진심으로 말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잘 안다. 따라서 칭찬을 해줄 때도 지금 아이가 어떤 기분일지를 아이 입장에서 충분히 생각해본 후 아이가 한 일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형식적으로만 말하면 아이는 칭찬받을 행동을 해야 할 의미를 잃는다. ¶ 한 가지 조심할 것은 부모들이 가끔 사용하는 "네가 자랑스럽다"는 표현이다. 이 말은 아이가 잘한 행동의 일부는 부모의 노력 때문이었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따라서 아이를 칭찬할 때는 주어를 써서 "너 자신이 무척 자랑스럽겠구나"라고 말하는 것이 좋다. 그러면 아이가 자신의 성취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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